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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하정우, "아가씨 덕분에 일본어 실력 늘어..메뉴판도 읽는다"
기사입력 : 2016.06.01 오전 8:00
사진 :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사진 :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암살' 뒷풀이에 오신 박찬욱 감독님이 백작이란 캐릭터가 있는데, 시나리오를 줘도 되냐고 물으시더라. 그러면서 두 달만 기다려 달라고. 그 후로 정확히 10월 15일에 <아가씨>의 시나리오를 받았다. 감독님의 전작에서는 캐릭터가 굉장히 쎘는데, 이번엔 달랐다. 스토리가 너무나도 강렬하고 탄탄했다"고 하정우는 말했다.

6월 1일 개봉하는 영화 <아가씨>의 하정우를 삼청동 부근 카페에서 만났다. 시사회를 본 소감에 대해 물었다. "박찬욱 감독님만의 블랙 코미디가 잘 녹아든 작품이다. 전작과 비교하면 굉장히 친절한 느낌을 받았다. 대중에게 쉽게 다가섰다는 주변 평가다. 하지만, 박 감독님을 추종하는 열혈 팬들은 조금 다르게 느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

193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일본인 상속녀를 중심으로 벌어진 사기극이 중심이었기에, 네 명의 주인공 모두가 일본어에 굉장히 능숙했다. 이에 하정우는 "이 영화가 일본에 개봉하면, 일본인들의 귀가 거슬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감독님의 바람이 있었다. 시나리오에도 실제 일본어가 가득했다. 나와 진웅형, 민희와 태리가 각각 한 팀이 되어 일본어로 된 시나리오를 언제쯤 읽을 수 있는 지 2주마다 체크를 하셨다. 현지인이 구사하는 일본어? 정말 힘들었다. 그 후로 일본어로 적힌 간판과 음식점의 메뉴 정도는 읽는 수준이 되었다"고 말했다.

하정우가 맡은 백작의 대사 톤도 그러했다. "감독님이 원하시는 문어체와 같은 대사를 자연스럽게 뱉기가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딱딱하고 정확한 발음을 내도록 노력햇더니, 이번엔 아나운서 수준으로 요구하시더라.(웃음) 장음과 단음에 굉장히 민감하셨을 뿐더러, 머리카락 한 올 방향이 안 맞는다거나 눈동자의 각도, 그리고 카메라 이동시 동선을 따라 달라지는 감정의 변화도 사전에 미세하게 조절해 주셨다. 애드립? 적어도 백작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았다"고 했다.

"감독님은 '멋진하루'의 조병운과 같은 느낌이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벌써 10년이 지났는데..그런 캐릭터가 30대 후반에선 어떻게 비춰질까 저 또한 궁금하기도 했고, 대부시리즈의 완결편 속 알 파치노와 같은, '덤앤더머' 속편은 무려 20년이 흐른 뒤에 등장하지 않았는가. 전편에서 나온 두 청년이 어느 덧 씁쓸하게도 중년이다. 그런 세월을 거스른 제 모습이 이번 작품을 통해 잘 비춰졌는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글 성진희 기자 / geenie62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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