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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마녀' 최우식, "눈이 작은 게 장점..제 마음을 감출 수 있어"
기사입력 : 2018.06.22 오후 3:06
사진 : 영화 '마녀'의 귀공자 역을 맡은 배우 최우식 / JYP 제공

사진 : 영화 '마녀'의 귀공자 역을 맡은 배우 최우식 / JYP 제공


"감독님이 워낙 '피(血)'를 좋아하세요. 느와르 영화의 대가잖아요?(웃음) 성격도 차갑고 소통도 잘 안될 거라 생각했죠. 만나보니 동네 형처럼 편하게 대해 주셨습니다. 촬영장에서 단 한번도 감독님과 영화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 해 본 적은 없어요. 역할 때문에 밸런스를 맞춘 정도? 주로 맛집 추천을 많이 하셨어요, 하하!"

배우 최우식이 '귀공자'로 분했다. 영화 <마녀>(박훈정 감독)에서 최우식은 마녀를 쫓는 잘 생긴 악역 연기를 매끄럽게 소화했다. 마치 <트와일라잇>의 로버트패틴슨처럼, 그의 헤어스타일은 물론 메이크업 복장까지 하나하나 비주얼 적으로 굉장히 신경 쓴 최우식만의 대표 필모그래피 중 하나가 완성되어 관객들을 맞을 채비를 했다. "그래서, 감독님과 또 찍고 싶어졌어요. 특히, 저희 어머니가 많이 좋아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영화 속 장면 중 비 오는 날 창문 너머로 바라보는 우수에 찬 제 모습에 저도 반해버릴 거 같거든요.(웃음)"라고 너스레를 떨었던 그는 "누구나 이기적이고 악한 내면의 감정은 가지고 있을 거라 생각해요. 그걸 꺼내서 저만의 '귀공자' 캐릭터를 만드느라 장면 하나하나 감독님과 상의하며 영화를 완성했습니다."

최우식은 가장 기대가 되고, 겁이 났었던 장면으로 기차 안 자윤(김다미)과 첫 대면 하는 씬 이었다고 했다. 그는 "현장에서 제 연기를 본 남들의 시선이 너무나도 궁금했어요. '마녀' 포스터에도 제가 떡 하니 악역으로 나오는데, 사실 구자윤과 같이 자라온 환경의 영향이 컸고요. 선과 악의 경계에서 갈등했었던 느낌으로 임한 거라 완전한 악역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귀공자가 손톱을 자신의 손톱을 물어 뜯는 장면이 연출되는 건, 캐릭터가 가진 불안정한 감정 표현을 하려고 만들었고요"라고 캐릭터에 대한 설명과 함께 "원래 귀공자는 백발이었는데, 의상 피팅 때 바로 포기했어요. 우스꽝스럽게 코스튬플레이 하는 느낌이 들어 코트만 살짝 걸친 거죠. 차갑게 다가왔던 제 역할도 조금 순화시키려고 노력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완성한 최우식의 '귀공자'는 작품 속에서 빛을 발했다. "표정 하나하나 연출할 수 밖에 없었어요. 무표정인데, 주먹을 움켜 쥐고 자윤과 싸우는 장면에서 벽을 쳐서 무너뜨려야 하다니..액션과 감정표현을 동시에 해야 하는 상황이라 너무 힘들었죠. 이 영화는 주인공인 마녀(구자윤)가 가지고 있는 복잡한 감정들이 한꺼번에 폭발 되는 과정이 아주 통쾌하거든요. 저 또한, 자윤과 함께 현장에서 초심의 자세로 배우고 익히는 과정이 매우 즐거웠습니다."

영화는 15세 관람가다. 감독은 물론, 최우식 본인도 그 결과에 놀란 나머지 "(15세 관람가) 그걸 목표로 아껴 두며 만든 작품이 아닌데, 운이 굉장히 좋았나 봐요"라고 흡족해하며 "앞서 말한 대로, '마녀'를 통해 액션연기를 제대로 실컷 해봤죠. 최근 언론시사회에서 옆에 있던 박희순 선배님이 크게 웃으셨어요. 자윤에게 제가 실컷 두드려 맞는 장면에서요"라고 웃었다.

박훈정 감독은 <마녀>를 시리즈로 기획했다고 했다. 이에 최우식은 "제가 부활 가능성이 있겠네요.(웃음) 한 연구실 속 유리관에 갇힌, 눈을 감고 산소마스크를 낀 채로 귀공자가 다시 태어난다면 말이죠. 감독님이 제게 같이 하자는 말씀은 아직 안 하셨죠. 그래도 '마녀' 옆에 누군가가 있어야겠다는 생각은 들어요. 그게 제가 되었으면 합니다"라고 전했다.


<마녀>에서 최우식은 미국 연구실에서 파견된 설정으로, 굉장한 영어 발음을 구사한다. "어릴 적 캐나다에 산 적이 있어서..그래도 안 하다가 하니 뭔가 어색했어요. '옥자'땐 제가 영어를 잘 못하는 캐릭터라 술술 넘어가면서 찍었는데, 이번엔 달랐죠. 연기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분야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웃음)"

최우식은 '마녀' 주인공인 김다미에 대한 칭찬도 아낌없이 했다. "제가 자윤이라면 긴장도 되고 부담도 많이 느꼈을 거예요. 심지어 잠도 못 자고 밥도 못 먹었을 것"이라며 "몇 년 후 배우 김다미를 보면 큰 자리에 위치할 것"이라고 박수를 보냈다.

그는 귀공자에 대한 아쉬움도 전했다. "다시 찍는다면, 닥터 백과 자윤 중심의 이야기가 아닌, 귀공자와 그를 따르는 크루들의 이야기도 펼치고 싶죠. 영화가 잘 되면 스핀오프 작품도 나오지 않을까요? 기대해 봅니다, 하하하!"

마지막으로, 배우 최우식은 "전 친근한 이미지이고, 매우 평범한 마스크를 가지고 있죠.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님이 말씀해 주셨어요. '동그랗게 큰 예쁜 눈은 아니지만, 그 작은 눈을 통해 마음을 감추는 건 굉장히 잘할 것'이라고요. 사실, 작품을 하다 보면 원톱 욕심도 나지만..지금은 잘 생긴 주인공 옆에 제가 서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하지만, 제 나이 또래에서 대본을 본다면, 이 역할은 최우식이다 라고 감이 오는 작품이 있다면 서슴없이 도전하고 싶어요. 그건 절대로 빼앗기고 싶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의 '패러사이트'와 '사냥의 시간'(윤성현 감독) 촬영장을 오가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배우 최우식의 마지막 한 마디. "앞으로도 많은 걸 시도해 보고 싶다!"

영화 <마녀>는 6월 27일 개봉한다.


글 더스타 성진희 기자 / geenie62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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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한국영화 , 마녀 , 김다미 , 조민수 , 박희순 , 최우식